가을비와 함께 더위가 완전히 가시고 선선한 가을 날씨가 시작됐습니다. 이제 곧 산마다 단풍이 붉게 물들고 곳곳에서는 축제가 열린 텐데요. 가을 단풍잎 만큼이나 많은 축제들이 기다리고 있어 어디서, 어떻게 즐겨야 할지 참 고민이 됩니다.
당장 포털 사이트에 검색만 해보아도 무려 420건의 축제가 표시됩니다. 대학 축제까지 더한다면 훨씬 많은 숫자의 축제가 열리는 셈입니다.
전국 곳곳에서. 음식, 문화, 음악 등 카테고리도 참 다양하게 분포되어 있습니다. 그 중에는 이미 티켓 판매가 거의 매진이다시피 한 축제도 있고 별도의 티켓을 예매할 필요가 없는 곳도 있는데요.
오늘은 축제의 달이라 불러도 무색하지 않을 만큼 많은 축제가 열리는 10월의 대표 축제들을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가을과 음악은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라 할 수 있습니다. 쌀쌀해지는 가을, 노랗고 빨갛게 물들어가는 풍경을 바라보며 음악과 차 한잔의 여유를 갖는 것은 모든 사람들이 그리는 모습 중 하나일 겁니다.
너무 덥지도, 춥지도 않아서 음악에 몸을 맡기고 야외에서 신나게 뛰기도 좋은 시기인데요. 그래서 가을에는 음악 축제들이 많이 있습니다.
재즈는 우리나라에서 쉽게 접하기 어려운 장르이지만 한 번 빠지면 깊게 사랑하게되는 장르이기도 합니다.
제 10회를 맞는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 비주류로 분류되는 재즈라는 장르임에도 1회~9회까지 단 3~4일만 열리는 축제가 누적 관객수 117만명을 모았다는 것만 보아도 그 매력을 알 수 있습니다.
자라섬이라는 이름은 다소 생소하게 들리는 데요. 자라섬은 가평 읍내 부근의 자라목이라는 마을에서 나온 이름입니다. 청평댐이 완공 되면서 생겨난 섬으로, 새로 생겨난 탓에 여러 이름으로 불리다가 가평균 지명위원회에서 자라섬으로 명명했다고 합니다.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에서는 다양한 국가의 재즈 아티스트들과 음악을 만날 수 있을 뿐 아니라 '자라섬국제재즈콩쿨', '자라섬 크리에이티브 뮤직 캠프', '한국 재즈 쇼케이스'등을 개최해 실력 있는 재즈인을 발굴하고 소개하는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그 과정에서 자연히 관객들은 새로운 재즈인들의 음악을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습니다.
가을 밤과 재즈. 이름만으로도 참 어울리는 조합이 아닌가요?
10월 3일 ~ 10월 6일까지 3일간 열리는 이번 축제에 들러, 잔디밭에 누워 쏟아지는 별을 맞으며, 사랑하는 사람과 달콤한 재즈를 듣는 환상적인 시간을 가져보시기 바랍니다.
매년 라인업 공개만으로도 큰 관심을 받는 그랜드민트페스티벌. 대중 음악과 인디 음악을 어우르는 음악의 장, 음악의 축제 현장은 티켓 구매 사이트를 마비 시킬 만큼 인기가 있는 축제입니다.
이름만 들어도 환호성이 터져나올 유명 가수부터 '왜 이제야 알았을까?'하는 생각마저 드는 숨은 보석 같은 가수들까지. 새롭고 즐거운 음악 세상에 눈을 뜨는 시간을 가지실 수 있습니다.
10월 19일~ 20일까지. 단 2일 간 열리는 이 음악의 축제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몸이 여러 개여야 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다양한 스테이지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공연이 열리기 때문에 관객들은 어떤 음악을 들어야 할지 행복한 고민에 빠지게 됩니다.
또한 매년 새롭게 선정되는 페스티벌 레이디의 노래 한 자락을 듣는 것도 즐거운 볼거리 중 하나입니다. 가수가 아니지만 가수만큼이나 실력이 빼어난 여성 연예인을 어떻게 그리 잘 찾아내는지 신기하기까지 할 따름입니다.
부지런히 돌아다닐수록 더 많은 음악과 더 좋은 음악들을 들을 수 있는 음악 축제이다보니 텐트를 치고 현장에서 다음날 아침을 맞이하시는 분들도 많은데요. 우리나라에서는, 콘서트장에서도 좀처럼 보기 힘든 유쾌하고 활기 넘치는 음악 문화들을 만나보실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국내외 다양한 공연 프로그램과 시민 참여로 만들어지는 하이서울페스티벌2013. 걸으면서 보고, 즐기고, 함께 할 수 있는 거리 예술 축제라는 것이 무척 독특합니다.
10월 2일 ~ 10월 6일까지 서울광장, 광화문광장, 청계광장, 청계천로, 태평로, 덕수궁돌담길, 시민청 등 다양한 장소에서 공연이 벌어지는데요. 슬로건인 "길에서 놀자."라는 말처럼 정말 길에서 공연을 즐기고, 함께 참여하는 축제입니다.
비단 음악뿐 아니라 참여 행사, 설치 예술 등 다양한 분야의 아티스트들과 작품들을 만나 볼 수 있다는 것이 매력적입니다.
따로 티켓을 구매할 필요도, 멀리까지 찾아가야하는 번거로움도 없어서 참 좋은 행사가 아닌가 싶습니다.
가을밤엔 나도 모르던 감성이 피어오르곤 합니다. 가을밤 하늘과, 야경과, 사람이 함께 한다면 더할 나위가 없는 행복한 순간이 찾아옵니다.
가을밤, 불빛들이 만드는 멋진 경관. 모두 기다리지 않으셨나요?
진주 남강에 띄워진 아름다운 유등은 사실 군사적 목적으로 쓰였던 것입니다. 김시민 장군이 3,800여명에 지나지 않는 적은 병력으로, 진주성을 침공한 2만 왜군을 크게 무찌른 '진주대첩'에서 성 밖의 의병등 지원군과의 군사신호로 풍등을 하늘에 올리며 횃불과 함께 남강에 등불을 띄워 남강을 건너려는 왜군을 저지하는 군사 전술로 쓰인 것입니다.
왜군의 도하작전을 저지했다는 유등은 사실 그 아름다운 모습으로 적들의 혼을 빼놓은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황홀한 기분까지 줍니다.
정성들여 만들어진 다양한 형태의 대형 유등들 이외에도 '유등 만들어 띄우기' 행사 등 직접 남강에 빛을 하나 더 할 수 있는 기회도 마련되어 있고 물위 유등을 더욱 아름답게 만드는 수상 불꽃놀이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진주 남강 유등 축제는 10월 1일부터 10월 13일까지 계속됩니다.
서울 세계 불꽃 축제는 10월 5일, 단 하루 동안 한국과 일본, 캐나다, 프랑스의 불꽃 놀이를 한자리에서 즐길 수 있는 불꽃쇼입니다.
화려한 수상 경력에 빛나는 불꽃쇼 팀들이 가을밤과 어울리는 음악에 맞춰 불꽃쇼를 연주하는데요. 10월 5일 오후 7시 부터 원효대교 ~ 한강철교에서 즐길 수 있는 이 쇼는 오후 9시까지 약 2시간 동안 진행되며 매년 전망 좋은 곳에서 이 쇼를 감상하기 위해 치열한 자리 경쟁이 벌어지고 일대 교통을 마비시키곤 합니다.
불꽃놀이를 감상하며 들을 수 있도록 자체 라디오를 운영하기 때문에 불꽃놀이가 잘 보이는 실내나 차안에서 오붓하게 감상하시려는 분들이 많기 때문이죠.
때문에 미리 경관이 좋은 식당이나 카페를 예약하지 못하셨다면 대중교통을 이용해 한강변으로 나가시는 것이 좋으며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행사 시작 전 미리 도착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가을, 천고마비의 계절이라고 하죠. 그러나 혹자들은 말합니다. 가을에 살찌는 것은 '말' 뿐이 아니라고. 선선한 바람이 부는 좋은 날씨는 기분 만큼이나 입맛이 좋게 만듭니다.
그래서인지 10월에는 갖가지 음식 축제들이 줄을 잇습니다.
'가을 음식'하면 '전어'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가을 전어 굽는 냄새는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오게 만든다.'라는 유명한 말이 있을 정도로 가을이 제철인 전어가 맛과 향이 좋다는 것인데요.
대하와 전어는 추석 전후가 가장 맛이 좋아 이때 축제가 열립니다. 때문에 무창포에서는 지난 9월 21일부터 대하·전어 축제를 이어오고 있으며 10월 13일까지 진행됩니다.
무창포는 바닷길이 열리는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무창포 해변에서 석대도까지 1.5km의 길이 바다 한 가운데에서 드러나는 모습은 가히 장관이라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이번 축제 기간 중 10월 4일부터 10일까지는 매일 이 신비로운 현상을 목격할 수 있다하니 한 번 바닷길을 걸어서 건너는 신기한 체험을 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한우'라는 말만 들어도 저절로 떠올리는 지명이 있습니다. 바로 '횡성'이죠. 10월 2일부터 6일까지. 총 5일간의 한우축제가 횡성에서 열립니다.
저렴한 가격에 한우를 구입하고, 한우를 이용한 다양한 가공식품들도 맛보고. 부위별 무료 시식까지 가능한 이번 축제에서는 즐길거리도 빼놓지 않고 준비되어 있습니다.
어린이 놀이마당, 흥겨움마당 이외에도 전통국악과 퓨전국악, 북한예술단 공연, 심수봉 콘서트, 전통무용, 전국 청소년 문화축제 등도 준비되어 있으며 10월 5일에는 오후 1시부터 블랙이글팀의 에어쇼도 선보입니다.
김치나 된장 등 우리 전통의 발효식품들이 세계에서도 큰 주목을 받고 있다는 사실, 알고 계시죠? 전주국제발효식품엑스포는 발효를 주제로 한 세계 유일의 국제박람회입니다.
10월 24일~28일까지. 총 5일 간 열리는 이 축제에서는 전통발효식품(장류, 절임, 초류) 외에도 농수축산가공식품, 주류, 식음료, 건강식품, 친환경원료, 기타 식품기기 등이 전시되며 사람들의 관심을 끌 예정입니다.
일반적으로 '발효식품'이라고 하면 '냄새나는 것', '역한 것' 등의 조금은 부정적인 오해가 많습니다.
그러나 김치, 치즈, 식혜 등 우리가 좋아하는 맛있는 음식들 또한 발효 식품이며 와인이나 빵 역시도 발효식품입니다.
올해로 11회 째를 맞는 전주국제발효식품엑스포는 이런 발효식품에 대한 오해를 해소시켜줄 뿐 아니라 맛과 재미까지 함께 즐길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입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대표적인 축제 8개를 소개해드렸지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10월에는 400개가 넘는 수많은 축제들이 준비되고 있습니다. 하루에 열 곳을 가도 다 가보지 못할 만큼 많은 숫자입니다.
이 가을, 가만히 앉아 좋은 날들을 다 보내기보다는 가까운 축제의 현장 몇 곳이라도 들러 기억에 남는 추억을 만들어보시는 건 어떤가요? 특별히 비용을 들이지 않고
도 한껏 즐길 수 있는 축제는 얼마든지 있으니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