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이야기

여행, 떠남 그 자체였다는 ...

슬픔 없는세상 2010. 6. 15. 20:29

여행의 목적지는 여행이다 

 

길가의 풀의 나무와 들꽃들을 찬찬히 들여다보거나

새소리를 듣지도 못하고 정신없이 걷는다면,

또 시시각각 변화하는 바다의 풍경을 놓친다면,

길에 얽힌 이야기와 바람이 전하는 말을 듣지 못한다면,

대체 이 자연의 길을 걷는 의미는 무엇일까.

우리는 흔히 자연에 대해 다 안다고 자부하지만 아는 것과 체험하는 것은 다르다.

자연을 아는 것은 자연을 체험하는 것의 10분의 1만큼도 중요하지 않다.

그러므로 이 길에서는 느리게 걸어야 하리라. 온갖 해찰을 부리며 걸어야 하리라.

올레길에서는 도달해야 할 목적지 따위는 잊자. 목적지에 가지 못한들 어떠랴.

길을 벗어나 낯선 길로 들어선들 또 어떠랴. 여행의 목적지는 여행 그 자체가 아닌가.

여행을 떠난 순간 우리는 이미 목적지에 도착한 것이다.
―강제윤 지음, [올레 사랑을 만나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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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 지루하고 답답할 때 우린 떠나고 싶다고 말합니다.
그것은 단조로운 일상에 숨통을 열어 줄 낯선 곳에서의 쉼이겠지요.
그것은 종종 여행이라는 단어로 표현되기도 합니다.
"여행가고 싶다" 어딘가로 나를 인도하는 떨림의 순간,
우리는 떠난다고 말하고 여행을 통해 쉼을 느껴보려 하지만
결국 "쉼" 자체가 목적은 아니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떠나려고 하는 걸까요?
떠남의 의미, 여행의 목적은 결국 그 머나먼 길을 돌고 돌아 결국
여행, 떠남 그 자체였다는 걸 인정해야 하는 순간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