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유니스의 정원
햇살 좋은 날, 보슬보슬 비 내리는 오후, 누군가에게 꽃 한 송이를 선물하고 싶어질 때, 그녀의 손을 잡고 ‘유니스의 정원’으로 가자. 영국의 시골 정원을 연상시키는 소박한 정원과 숲, 독특한 실내 정원이 어우러진 공간이다. 맛있는 바비큐와 차 한잔이 완벽한 하루를 만들어준다.
[왼쪽/오른쪽]유니스의 정원을 대표하는 숲속 새장들 / 해가 진 후 조명을 밝힌 유니스의 정원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영국식 시골 정원
숲을 뚫고 내려온 햇살 아래 가을이 왔음을 알리는 벌개미취들이 연보랏빛 미소를 날린다. 더위를 견딘 세이지들이 다시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했고, 제비꽃처럼 앙증맞은 토레니아, 꽃처럼 예쁜 잎을 뽐내는 설악초도 산책로 입구를 지키고 있다.
꽃시장에서 사다가 급조한 화원이 아니다. 디자인을 따져 조경회사가 꾸민 것도 아니다. 모두 한 사람이 오랜 시간 정성을 들여 풀을 뽑고 가꾼 것들이다. 1997년 정원을 개방하기까지 5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잡초가 무성한 배밭을 정원으로 꾸미겠다고 결심한 후 다른 사람의 품을 사지 않고 직접 모종을 심고 씨를 뿌렸다. 찾아오는 새들이 쉬어갈 새집도 직접 만들어 소나무 숲 곳곳에 세웠다. 그리고 자신의 세례명을 따 ‘유니스(Eunice)의 정원’이라 이름을 붙였다. 단순한 콘크리트 건물에 보라색과 노란색 페인트를 칠한 레스토랑도 함께 열었다.
[왼쪽/오른쪽]정원에서 숲으로 이어지는 길 / 요정들이 살고 있을 것만 같은 작은 새장들
[왼쪽/오른쪽]쉼터가 되어주는 숲속 그늘 정원 / 토끼가 사는 산속 오두막
20년 가까운 세월 동안 가꾼 정원은 공원이나 박람회장 같은 느낌이 아닌 유럽의 시골 정원을 연상시킨다. 산비탈을 따라 세워진 나무울타리, 전날 내린 비로 축축해진 산책로까지 자연스럽다. 하얀 광목 앞치마를 두른 할머니가 먹이를 주러 올 법한 토끼집도 숲길 가운데 자리를 잡았다. 그늘 깊은 소나무 숲 여기저기 세워진 새장들은 어느 하나 똑같은 것이 없다. 새들 대신 청설모와 다람쥐가 쉬어간다는 새장들은 작은 숲을 동화 속 한 페이지로 만들어주고 있다. 숲의 요정들이 살 것 같은 새장들 옆 아담한 쉼터에서 숲의 정기를 받으며 쉬어갈 수 있다.
[왼쪽/오른쪽]앙증맞은 별 모양 꽃이 무리지어 피는 펜타스 / 무리지어 피어난 연보랏빛 벌개미취
[왼쪽/오른쪽]정원에서 나누는 사랑의 대화 / 오랜 시간의 흐름을 짐작케 하는 석물
조명이 켜진 밤의 정원 산책
산에서 흘러내린 작은 시냇물은 산책로 곁에 잠시 머물며 운치 있는 연못을 만들어주었다. 졸졸 흐르는 물소리가 운치를 더한다.
레스토랑 앞 정원은 오랜 시간의 흔적이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이끼 옷을 입은 석물들과 나무들, 굵은 줄기를 자랑하는 꽃들이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루는 공간이다. 정원을 걷는 즐거움을 맛볼 수 있도록 길은 구불구불 이어지고, 작은 나무벤치와 철제 아치들이 길목마다 자리했다.
해가 지기 시작하면 곳곳에 조명이 밝혀지며 또 다른 공간이 된다. 알록달록 조명을 밝힌 밤의 정원은 꿈결 같은 산책을 선물한다. 어둠 속에 피어난 또 하나의 꽃들이 낭만적인 분위기를 연출해 그 곁에 서서 망설이던 사랑의 고백을 해도 좋을 것 같다.
독특한 아이디어의 실내 정원, 이풀
유모차도 갈 수 있는 지그재그 경사로의 정원
[왼쪽/오른쪽]댑싸리와 타일 물고기로 꾸민 정원 / 독특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수직정원
복도의 실내 정원
실내 정원 이풀은 독특한 아이디어로 꾸며진 이색 공간이다. 3층 높이로 뚫린 건물 내부에 지그재그로 연결되는 실내 정원을 만들었다. 지그재그 경사로를 따라 걸으며 다양한 식물들을 만나는 공간이다.
유카, 드라코, 바이칼라, 아레카야자 등 이국적인 관엽식물과 임파첸스, 베고니아 등 화려한 색감의 꽃과 이끼가 어우러진 실내 정원은 보는 즐거움과 함께 걷는 즐거움까지 누리는 공간이다. 정원 가운데로 수로를 만들어 계곡과 같은 정취를 더했다. 초록의 댑싸리 사이로는 타일로 만든 물고기들이 노닐고 있다.
3층 복도는 수직정원으로 꾸몄다. 스킨, 산호수, 싱고니움 등 집에서 흔히 키우는 상록 관엽식물이 벽면 전체를 덮고 있다. 작은 밀림을 연상시키는 수직정원은 베란다 정원으로도 손색이 없는 아이디어다.
긴 복도를 따라 이어지는 벽면에도 실내 정원 아이디어를 소개하고 있다. 작은 다육식물들과 산세비에리아, 스파티필룸 등 실내 공기 정화에 도움을 주는 식물들로 꾸민 공간이다.
[왼쪽/오른쪽]차 한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카페 / 천연발효종으로 만든 파머스베이커리의 유기농 빵
파머스베이커리와 연결된 미니 도서관
실내 정원은 넓은 야외 테라스로 연결된 카페, 유기농 빵을 판매하는 베이커리, 전시 공간으로 이어진다.
유기농 밀가루에 직접 만든 천연발효종으로 빵을 굽는 베이커리에서는 프랜차이즈 빵집에서 맛볼 수 없는 담백한 빵들을 만날 수 있다. 당일 판매를 원칙으로 소량만 만드는 까닭에 주말 오후에는 판매대에 빵이 없는 경우도 많다.
파머스베이커리와 이어지는 공간은 미니 도서관이라 해도 좋을 만한 곳이다. 국내외에서 출간된 가드닝 서적들을 비롯해 식물 관련 책들을 볼 수 있다. 유니스의 정원 풍경을 담은 사진들이 전시된 공간에서는 가드닝 수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정원을 함께 즐기는 레스토랑과 선물가게
[왼쪽/오른쪽]정원을 즐길 수 있는 바비큐 레스토랑 / 푸짐하고 맛있는 바비큐 모둠
[왼쪽/오른쪽]파스타와 스테이크를 내는 레스토랑 전경 / 각종 허브 제품과 인테리어 소품이 가득한 선물가게
가든 바비큐를 즐길 수 있는 식당과 이탈리안 스타일의 레스토랑이 입소문을 타면서 유니스의 정원을 찾는 이들이 더욱 많아졌다. 즉석에서 구워지는 돼지등갈비와 목살, 닭다리와 오리구이, 구운 감자와 옥수수, 볶음밥이 곁들여지는 바비큐는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어 인기다. 특별한 풍미가 느껴지는 소스와 직접 담근 피클도 칭찬받는다. 가격 대비 양이 푸짐해 만족도가 높다. 정원의 정취를 함께 느낄 수 있다는 점이 더욱 매력이다.
다양한 허브 제품들을 판매하는 선물가게는 이것저것 구경하는 재미도 있다. 허브티를 비롯해 비누와 향초 들을 다양하게 갖췄다. 아기자기한 인테리어 제품과 액세서리도 눈길을 끈다.
정원 나들이는 무료지만 레스토랑을 함께 운영하는 공간인 만큼 음식물은 가지고 갈 수 없다. 매주 월요일은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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