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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아산으로 떠나는 웰빙 트레킹

슬픔 없는세상 2010. 5. 6. 21:27

걷기가 유행이다. 이제는 전국 어느 곳을 찾아도 근사한 트레킹 코스 하나씩은 만나게 된다. 우리 인구의 절반 이상이 거주하는 수도권에서 걷기여행코스로 충남 아산을 추천한다. 아산에는 최근 '설광봉도'라는 둘레길이 만들어졌다. 설광봉도는 설화산, 광덕산, 봉수산, 도고산의 첫 글자를 따 4개의 산을 잇는 38.3km의 등산로를 이른다. 설광봉도 중 온 가족이 편안하게 걸을 만한 코스로는 봉곡사~봉수산 능선을 잇는 '봉수산(봉곡사) 임도'가 무난하다. 울창한 송림 숲을 지나 완만하고도 호젓한 숲길을 따라 걷는 묘미가 각별하다. 이밖에도 아산에는 곡교천변 아름드리 은행나무길에 나무데크를 설치해 운치 있는 사색의 길을 마련해 두었고, 배마을 과수원길 또한 목가적 풍광을 연출한다. 여행지로서 아산의 또 다른 매력은 온천욕이 가능하다는 점. 트레킹을 마치고 뜨근한 온천수로 몸을 다스릴 수 있어 가벼운 봄나들이 여정을 꾸리기에 제격이다.
  < 아산=글ㆍ사진=김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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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노송-산벚꽃 벗 삼아 10km…


4개산 잇는'설광봉도 둘레길'38.3km중
봉곡사 진입로 ~ 각흘고개 솔숲길 추천
명물 곡교천 은행나무길도 데크로 단장
두포면 7km에 걸친 좁다란 배밭길 장관





◇아름드리 솔숲이 이어진 아산 설광봉도 둘레길의 초입, '봉곡사 진입로'. 완만한 경사로를 따라 이어지는 솔 숲길을 한걸음씩 옮기자면 새삼 '느림'과 '비움'의 묘미를 느낄 수 있다.

 ▶'설광봉도 둘레길'

 충남 아산은 얼핏 광활한 평야지대 처럼 보인다. 하지만 공주, 예산, 천안 등지와 맞닿은 남쪽으로 내려가면 제법 듬직한 산들이 준령을 이루며 버티고 서 있다.

 설화산(448m) 광덕산(699m) 봉수산(535m) 도고산(482m) 등 네 개의 산은 아산의 진산격이다. 이들 산은 능선을 따라 V자를 이루고 있는데, 아산 사람들은 이들을 잇는 38.3km 종주코스를 'V루트'라 부르며 산행코스로 애용하고 있다. 이름하여 '설광봉도'. 각 봉우리의 첫 글자를 따서 이름 지었다.

 아산시에서는 최근 설광봉도 코스를 따라 '설광봉도 둘레길'을 뚝딱 만들어 냈다. 산 중턱을 따라 조성된 임도를 걷는 코스로, 험산준령과는 달리 육산에 가까워 편안한 트레킹을 즐기기에 적당하다. 간혹 심심찮게 오르막 내리막 코스가 있기는 하지만 정도가 심하지 않아 가족이나 연인끼리 걷기에도 알맞다. 설광봉도 코스 중 반나절 가벼운 산행을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아산 토박이들은 봉곡사 진입로~봉수산(봉곡사) 임도~각흘고개에 이르는 10km 구간을 추천한다.

 아산시 송악면 봉수산 동북자락에 자리한 봉곡사는 그다지 잘 알려지지 않은 무명에 가까운 절집이다. 하지만 그 진입로만큼은 국내 최고의 아름다운 사찰길로 꼽힌다. 봉곡사는 신라고찰로 가람은 작지만 역사 또한 깊다. 887년 도선국사가 창건해 오늘에 이른다.

 봉곡사 입구 솔숲 진입로에 들어서면 탄성부터 터져 나온다. 숲에는 일제 때 연료용 송진을 채취했을 만큼 아름드리 소나무가 밀생해 있다. 이른바 치산(治山)도 잘 해서 숲이 깔끔하게 단장돼 있다. 솔 숲길의 묘미를 제대로 감상하려거든 연중 4~5월, 11월이 적당하다. 주변 활엽수가 활착하지 않은 상태에서 노송의 자태가 제대로 드러나기 때문이다. 이즈음은 다양한 수종의 여린 새순과 산벚꽃, 조팝나무꽃 등이 어우러져 한결 멋진 풍광을 자아낸다. 완만한 경사를 따라 이어지는 진입로 양켠으로 폭 150~200m 정도의 솔밭이 사찰 입구까지 700m가량 길게 이어진다.

 진입로 도중에 설광봉도길이 시작된다. 10여년에 걸쳐 이뤄냈다는 임도는 봉곡사 천년숲을 가로질러 잠시 가파른 길을 오르면 나타난다. 산중턱을 굽이치며 이어지는 산길이고 보니 평지와 다를 바 없는 편안한 코스이다. 특히 흙길에 자갈돌을 깔아 궂은 날에도 걷기 편안하게 해두었다. 때문에 아직은 새로 닦은 길 느낌이 남아 있다.

 코스 곳곳에서는 계절의 느낌이 물씬 풍긴다. 만발한 산벚꽃을 접할 수 있는가 하면 막 돋아난 산딸나무, 느티나무 등의 여린 새순은 아이 손 만큼이나 앙증맞다. 능선 따라 걷는 길은 툭 트인 전망으로 먼 산, 옆 능선의 풍광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데, 이제 막 옷을 갈아입기 시작한 봄철의 산자락은 파스텔톤 색채의 풍경화를 보는 듯하다.

 코스 곳곳에 원두막도 마련해 둬 호젓한 산행 길에 다리쉼을 하며 자연에 몰입할 수 있다.

 ▶곡교천 수변데크길

 아산의 명품길로는 곡교천변 은행나무길을 빼놓을 수 없다. 충무교에서 곡교천을 따라 현충사 입구까지 이어진 아름드리 은행나무길은 가을이면 샛노란 은행나무 터널이 펼쳐져 장관을 이룬다. 그 길이만도 1.6㎞. 최근 이 구간에 천변 수변데크길이 만들어졌다.

 '한국의 아름다운 길'로도 선정된 바 있는 이 곳은 그간 갓길조차 없어 드라이브코스로만 애용돼 왔다. 하지만 이번 데크 길이 놓여 '걸을 수 있는 길'로 다시 태어난 셈이다.

 천변을 따라 이어진 데크 길 곳곳에는 쉼터와 전망대가 있어 시원한 강바람 속에 봄날의 여유를 즐길 수 있다. 또 빛과 음악이 흐르는 공간으로 밤이면 환상적인 야경이 펼쳐져 아산의 새로운 명물거리가 되고 있다.

 데크 아래 곡교천변에 펼쳐진 유채밭에는 이즈음 노란 유채꽃도 만발했다. 유채밭을 배경으로 봄날의 추억을 담을 수 있는가 하면 강바람 타고 솔솔 불어오는 유채꽃 향훈 속에 느릿한 여유를 즐길 수 있다.









◇곡교천 수변 데크길(위)과 배마을 전경.


 ▶두포면 배마을 '배밭길'

 5월의 초입, 여느 때 같으면 과일 꽃이 지는 때이다. 하지만 올 봄은 일기불순으로 과일꽃도 늦게 피었다. 이즈음 따사로운 봄 햇살 아래 탐스런 꽃망울을 터뜨린 아이보리 빛 배꽃이 마지막 자태를 뽐내고 있다.

 봄철 수도권에서는 온천으로 유명한 충남 아산을 찾으면 배꽃천지 속으로 빠져 들 수 있다. 이른바 '아산 배마을'은 수백만평 동네 전답이 온통 배밭으로, 4월 하순~5월 초 사이 배꽃의 향연이 펼쳐진다. 광활한 과수원 꽃길을 걷다보면 정녕 봄의 한가운데 서 있음을 실감한다.

 두포면에 자리한 아산 배마을은 염작리, 석곡리, 신왕리 등 세 개의 마을로 이뤄졌다. 아산시내에서 20여분 거리. 45번 국도를 타고 15분 남짓 달리다가 평택방면 34번 도로로 접어든 후 성환 방면으로 나오면 배밭 마을의 초입 율금리가 나선다. 율금리와 이어진 신왕리부터 본격 배밭이 눈에 들어오게 되는데, 끝 간 데 없이 이어진 야트막한 구릉지대에 마치 소담스런 함박눈이라도 내려앉은 듯 하얀 배밭이 펼쳐져 있다. 율금을 지나 신왕리~염작리~신휴리~석곡리로 이어지는 7km 좁다란 시골길은 멋들어진 꽃길 걷기 코스이다. 길 양켠으로 배밭이 이어져, 아무 곳에서나 앵글에 추억을 담아낼 수 있다.

트레킹 후 온천욕 '딱'…1000만송이'꽃 천지'세계꽃식물원 볼만






◇파라다이스 도고온천


 ▶트레킹 후 온천욕

 '트레킹과 온천욕'. 썩 괜찮은 조합이다. 온천으로 유명한 아산은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일단 수도권에서 지척(서울서 고속철로 30분)으로 여정이 길지 않은데다 도고, 온양, 아산온천 등 온천욕의 명소가 즐비해 가벼운 봄나들이 코스로 손색없다.

 서울서 전철을 타고도 들를 수 있는 파라다이스 스파 도고는 'Thank U, Love U' 이벤트를 실시한다. 5월 한 달 동안 3대가 함께(5인 이상) 스파를 이용할 경우 65세 이상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또 매주 주말-공휴일에 찾는 아이들에게 풍선도 나눠 준다. ( www.paradisespa.co.kr 041-537-7100 )

 ▶세계꽃식물원

 도고면 봉농리에 자리한 '세계 꽃 식물원( www.asangarden.com )'은 아산에서도 가장 봄기운을 느낄 수 있는 관광명소이다. 8000여평의 유리온실에 꽃 1000여종 1000만송이를 한데 모아둔 그야말로 꽃 천지이다. '세계 동백관'에는 100여종의 동백나무가 아기자기한 허브꽃들과 어우러져 있고, '구근관-초호화관'에는 수십종의 백합이 진한 향을내뿜고 있다. 꽃밥 등을 판매, 미각을 통해 봄을 느낄 수 있다. (041)544-0746


  여행메모

  ▶가는길


 ◇서울~아산 KTX, 수도권 전철 이용이 가능하다.
 ◇경부고속도로 천안 IC~21번 국도~온양온천~39번 국도~송남휴게소~봉곡사 입구 ◇서해안 고속도로 서평택IC~39번 국도~온양온천~39번 국도~송남휴게소~봉곡사 입구

  ◇각흘 고개 =온양~유구간 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고갯마루에서 아산 쪽으로 약 10여분 거리에 거산2리 정류장이 있다. 1시간 간격 운행.

 ▶미식거리

 아산시 배방 신시가지에 자리한 '조은한우'에서는 가격대비 질좋은 한우(사진)를 맛볼 수 있다. 1등급 원 플러스 이상의 한우를 서울의 유명 한우전문점에 비해 절반 가격에 맛볼 수 있다. (041)546-7799

 또 장어로 유명한 아산시 인주면에는 장어촌이 형성돼 있으며, 영인면 성내리의 안골낚시터가든에서는 가물치요리를 맛볼 수 있다.